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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 北 암흑, 南 불야성"

머스크는 이날 ‘밤과 낮의 차이(Night and day difference)’라는 글과 함께, 남한과 북한의 야간 위성사진을 게시했다. 환한 조명으로 불야성을 이룬 남한과 불빛 하나 없이 어둠에 파묻힌 북한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머스크는 사진을 올리면서 “미친 아이디어: 한 나라를 반은 자본주의, 반은 공산주의로 쪼개 70년 뒤 확인해 보자”고 말했다. 6.25 전쟁 이후 70년 만에 확연하게 달라진 남·북한의 모습을 말한 것이다. [이데일리 2023. 12. 31, 홍수현 기자]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

한국일보 2023. 12. 30(토)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그리스 신화에는 시간을 관리하는 두 명의 신이 있다. 시간을 잡아먹는 크로노스(chronos)와 시간을 기회로 만드는 카이로스 (kairos) 다. 크로노스는 태초 시간의 신으로 파괴적이며 세상의 시간을 잡아먹는 신이다. 그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힘을 가지며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 반면 카이로스는 시간을 기회로 만든다.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붙잡아 놓고 그 속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당연히 모두 카이로스를 만나기를 원하지만, 문제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이로스는 젊고 잘생겼지만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이 없다.워낙 빠르므로 마주하기도 어렵..

70년 전 전쟁 속 새해 인사

조선일보 2023. 12. 30(토) 세 가지가 특별했다. 내일의 생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전쟁터에서 새해 인사를 한다는 점이 그랬다. 사진에서 ‘나는 이렇게 건강하니 안심하세요. 내년엔 집으로 돌아갈 겁니다’라는 열망이 묻어났다. 둘째, 다들 밝은 표정인데 ‘Happy’ 글자판을 든 병사만 불행해 보였다. 집단이 한 가지 목표로 뭉쳐 있더라도 어떤 구성원은 비관하고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는 사례였다. 마지막으로, 70여 년이 지난 그 새해 인사가 지금 여기에도 어떤 울림을 준다는 게 흥미로웠다. 한국이라는 땅, 한미 동맹 70년, 새해라는 발명품이 전쟁 속 그들과 평화 속 우리를 연결하고 있었다. 출발점이던 저 폐허, 헌신과 희생, 삶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뒤섞였다. 무사히 귀국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

크리스마스는 왜 12월 25일일까

4세기쯤 3월 25일 수태일로 결론… 아홉 달 후 12월이 태어난 날짜로 조선일보 2023.12.23. "크리스마스는 왜" 마크 포사이스 지음|오수원 옮김|비아북|200쪽|1만6800원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12월 25일을 성탄절로 기념하지만, 신약성서 어디에도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가 기록은 없다. 루가 복음서에 “양치기들이 그날 밤에 양을 돌보고 있었다”는 말이 있어 희미한 단서를 제공하지만, 양치기들이 밤에도 양을 돌봐야 하는 건 3월에서 11월까지다. 2세기 중반만 해도 예수의 탄생은 워낙 신비로운 사건이라, 인간의 시간 밖에서 일어난 일이 틀림없다는 관념까지 존재했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죽은 날만 기념할 뿐 생일을 축하하는 건 이교도 풍습이라 여겼다. 영국 작가이자 언론인인 저자는 ‘크리스마스는 ..

산삼의 잎사귀 수

조선일보 2023.12.18 [조용헌 살롱]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산의 명당에서 몇 시간 놀다 오면 몸에 정기가 충전되는 것 같다. 앞이마 쪽으로 기운이 짱짱하게 충전되는 맛이야말로 산의 맛이다. 골산(骨山)의 향이 에스프레소라고 한다면 육산(肉山)은 커피의 콜드브루 맛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 맛도 모르고 죽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산의 에너지와 기운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나 같은 풍수 마니아에게는 약점이 있다. 식물과 약초에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이름을 알아야 대화가 되는 법. 꽃과 약초 이름을 모르니까 풍성한 대화가 어렵다. 가끔 식물 도감을 펼쳐 놓고 공부는 해보지만, 역시 전문가를 만나야 공부가 쉽게 된다. 강원도 점봉산을 오르다가 약초꾼 태산을 알게 되었다. 경력 25년 차..

제주 은갈치

조선일보 2023.11.15. 김준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제주의 가을은 갈치의 계절이다. 제주오름에 억새들이 은빛으로 물결칠 때, 은빛 갈치가 가을과 함께 제주 바다로 몰려온다. 모슬포에서 송악으로 가는 길에 모슬포구에서 윤슬을 헤치며 갈치를 잡으러 가는 배들을 만났다. 가을 밤이면 우도 너머 동쪽 바다, 함덕 너머 북쪽 바다, 애월 너머 서쪽 바다, 제주항 너머 북쪽 바다 등 섬을 둘러싸고 밤하늘 별빛처럼 불을 밝히고 갈치를 부른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 포구마다 나무 상자에 가득 담긴 제주 은갈치를 만날 수 있다. 목포 갈치를 먹갈치라고 하고, 제주 갈치는 은갈치라 한다. 제주에서는 그물 대신 낚시를 이용해 잡기 때문에 은빛 비늘이 오롯이 남아 있다. 해가 지기 전에 선원들을 태운 배들은 좋은 자리를 잡..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전보

조선일보 2023.11.16. 채제우 기자 전보, 역사속으로 ‘전보’... 내달 15일 138년만에 서비스 종료 한때 가장 빠른 연락 방식이었던 ’전보(電報)’가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KT는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15일부터 ‘115 전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전보는 전선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아 메시지를 전달한 최초의 전기통신 서비스다. 가정에 전화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1960년대 전까지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연락 수단이었다. 국내에는 1885년 서울과 인천 사이에 전신 시설이 개통되면서 처음 도입됐는데, 내달 KT의 서비스 종료와 함께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최초의 근대 통신 서비스 최초의 전보는 전신기를 통해 모스 부호를 전달했다. 전신..

구상나무

조선일보 2023.11.14. 김민철 논설위원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입니다. 제주 한라산을 비롯해 지리산·덕유산 등의 고지대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 나무가 긴 삼각형 모양 수형이 아름다워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 인기 있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엔 기후변화로 빠른 속도로 집단 고사해 안타까움을 주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구상나무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20년 신종으로 등록됐습니다. 구상나무가 속한 ‘전나무속’에는 전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가 더 있습니다. 구상나무는 분비나무와 비슷하게 생겨 신종 등록 전까지는 다들 분비나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신종 등록까지 미·일 학자 치열한 물밑 경쟁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라는 일본인 식..

☆야생화/나무 2023.11.14

현명하게 후회하라

조선일보 2023.11.10. [이동규의 두줄칼럼] [114] 후회학 개론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 '기쁠 땐 약속하지 말고 슬플 땐 결심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결국은 후회하는 게 사람이다. 전 세계인들이 죽기 전에 하는 후회(regret) 중 늘 맨 위에 포진하는 항목은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살았다"는 후회다. 사실 타인들은 내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 또한 피곤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질질 끌려간 시간들이 뒤를 잇고 있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한 일보다는 '안 한 일에 대한 후회'가 압도적으로 많다. 혹자는 후회를 두고 죄책감의 여동생 정도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더 좋은 선택지로 가는 각성제다.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 오랜 후회학 연구의 결론이다.

단풍, 올해는 왜 이러지?

최저기온 5도 이하여야 하는데 9월 평균 최저기온 19도 기록 조선일보 2023.11.02 가을 단풍 ‘절정기’는 10월 말이지만 최근 단풍 여행객 사이에선 “풍경이 예년만 못하다”는 반응이 많다. 붉은 물이 덜 들었거나 여전히 녹색을 벗지 못한 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온난화 여파로 ‘여름과 가을 사이’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풍이 제 색깔을 덜 찾은 것이란 분석이다. 1일 기상청과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단풍은 일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지면 시작하는데 올 9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19도를 기록했다.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단풍은 9월 말~10월 초 북쪽 찬 바람이 불며 ‘최저 5도’ 이하로 내려가면 물들기 시작해 10월 말 절정에 이른다. 기후변화가 이런 ‘단풍 공식’을 깨트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