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저기·하간 디/여기저기 34

차귀도

동아일보 2022-12-03] [전승훈의 아트로드] 제주도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 본섬인 죽도를 비롯해 주변의 지실이섬(매바위섬), 누운섬(와도)를 포함하고 있다. 섬 곳곳에 집터나 우물이 남아 있을 정도로 한 때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으나, 현재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다. 차귀도 인근 바다는 물반 고기반으로 불릴 정도로 낚시로 유명하다. 차귀도(遮歸島)란 이름은 고려 16대 임금 예종 때 송나라 술사 호종단(胡宗旦)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호종단은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날 것을 경계해 제주의 혈맥과 지맥을 끊고 다녔다. 그가 중국으로 돌아갈 때 한라산의 신 광양당신이 매로 변하여 폭풍을 일으켰고, 이에 호종단의 배가 난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섬의 이름이 ‘돌아가는 것을 막..

[여행 이야기] 흑산도-홍도

동아일보 2022-04-16 天氣 하강하는 상라산 정상 장보고가 장악한 해상무역 요충지 절경에 꽃핀 유배문화 《귀양살이 중인 두 형제가 자신이 살고 있는 유배지가 더 좋다고 뽐냈다. 동생은 형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겨울 해가 한양에 비해 길고 여름 해는 짧다”며 강진이 살기 좋은 고장이라고 으스댔다. 형은 이에 질세라 “흑산도의 여름날엔 갈옷과 삼베옷 입을 일이 드물고 겨울날엔 서리가 내리거나 얼음 어는 것을 보기 힘들다. 강진이 이처럼 좋은가”하고 응수했다. 동생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고, 형은 손암 정약전(1758∼1816). 귀양살이하기가 고약했던 곳으로 소문 난 흑산도에서 세상을 떠난 정약전은 이곳 사람들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했다. “세상과 격리된지라 무릇 세속의 교만, 사치, 음란,..

'휴가지가 된 유배지' 제주

유배 1번지 제주…그곳서 얻은 자식 이름엔 공통점이 있었다 중앙선데이 2022. 03. 05(토) 김홍준 기자 [휴가지가 된 유배지] 제주도 그 섬에 성이 있다. 추려보면 제주에 성은 더 있지만, 제주읍성·대정읍성·정의읍성 ‘삼성(三城)’은 삼각형으로 섬을 지켰다. 한라산(1950m)이 가운데에 버티고 있다. 왜구를 막고자 한 삼성은 동시에 유배 온 이들의 거점이 됐다. 제주는 유배 1번지였다.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유배지는 245곳이고 유배인은 700여 명에 이른다. 조선 시대에 260여 명이 제주에서 귀양살이했으니, 전체 유배인 수 3분의 1을 넘는다. 제주는 한양에서 직선거리로만 1158리(455㎞)로 아득하리만치 멀고, 바다가 가시 돋은 탱자나무처럼 둘러치고 있으며, 게다가 관리에 의한 통제가 수..

양천허씨 제주 입도조 허손 묘

종달리 양천허씨(陽川許氏) 제주입도조 허손(愻) 묘 [제주환경일보 2019. 02. 27] 고려말의 충신으로 이성계가 등극하던 1392년 제주도에 들어왔다. 종달리 마을 서쪽 속칭 매망모르 양천허씨의 시조 허선문(許宣文)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정벌할 때 군량을 조달해 준 공으로 허선문(許宣文)이 세거해온 공암의 공암촌주(孔巖村主)로 봉해져 그곳을 식읍으로 받았다. 양천허씨를 일명 공암허씨(孔巖許氏)라 함은 이에 연유된 것이다. 허손은 고려가 망하자 자진순국한 대제학 허흠(許欽)의 둘째 아들로 시조 허선문의 15대손이다. 그는 명가에서 태어난 고려말의 충신으로서 이성계가 등극하던 1392년 제주도에 들어왔다. 그의 형 허징(許懲)도 북도순검사 겸 병마훈련판관(北道巡檢使兼兵馬訓練判官)이었는데 ..

'쇠소깍'

쇠소깍 내가 유년을 보낸 고향. 한라산에서 발원한 효돈천은 서귀포(시)와 남원(읍)의 경계를 이루며 남쪽 바다로 흘러내린다. 그 효돈천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의 깊고 넓은 웅덩이(沼)가 '쇠소(牛沼)'이다. '깍'은 끝을 의미하는 제주어. 쇠소 바닥에서는 용출수가 솟아올라 물은 맑고 깨끗하다. 장어 숭어들이 많이 잡힌다. 예전에는 바위절벽 위에 아름드리 제밤낭(구실잣밤나무)들이 무성하여 호수와 어울려 실로 장관을 이루었다. 나무에 비친 물은 검푸르고, 온갖 전설과 굿당까지 자리하고 있어 신령스럽기까지 하였다. 또한 쇠소와 바다 사이는 모래둔덕이 경계를 이루어 해수욕장으로서의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 그리고 바다와 섬들과 오름이 어울린 배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늘 그림 그리기의 배경이 되었고, 교회의 야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