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01. 23. '순이삼촌'에서 만난 제주도 나무 4가지 [김민철의 꽃이야기] 김민철 논설위원 얼마 전 제주도에 갔을 때 파란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대추 모양의 노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들을 많이 보았다. 멀구슬나무인데,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 민가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나무다. 이 나무를 보니 4·3사건을 다룬 현기영 중편소설 ‘순이삼촌’이 떠올랐다. ◇제주도에서 같은 날 멀구슬나무에 돼지 잡는 이유 소설은 화자가 할아버지 제사에 맞추어 고향 제주에 내려갔다가 순이삼촌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순이삼촌은 어려서부터 가깝게 지낸 친척 아주머니였다. 제주도에서는 아저씨·아주머니를 구분하지 않고 촌수 따지기 어려운 친척 어른을 ‘삼촌’이라 부른다고 한다.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