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739.5m)
2018. 2. 2(금)
혼자
어제 IBK-OB 계양산 번개산행을 오늘로 착각하였다. 나이 들어가며 몸도 사고도 점차 유연함이 떨어지는 현상이 씁쓸하다. 혼자 도봉산으로 간다.
지난 화요일 내린 눈이 아직 많이 남아있을 것 같아 양지바른 남쪽 코스로 오른다.
□ 도봉산역 – 보문능선 – 도봉주능선 - 자운봉 – 포대 – 만월암 – 도봉산역(10.8km)
매표소 쪽으로 올라가다가 버스 종점 앞에서 서울가든아파트 골목으로 들어간다. 번잡한 상가지역을 통과하지 않고 바로 보문능선으로 붙을 수 있다. 예전에는 '불법 샛길' 취급을 받던 산길이었으나 이제는 버젓이 등산로 대우를 받고 있다.
서울가든아파트 2동 옆 골목을 빠져나오면 바로 다리를 건너게 된다.
큰 키의 나무가 있어 들머리 찾기가 쉽다.
'비법정 탐방로' 딱지를 떼면서 등산객 계수기도 생겼다.
북한산둘레길도 만나지만 가로질러 오른다.
산정약수에서 올라오는 경우 보문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이다. 이제부터는 너무나 익숙한 길이다.
겨울 보문능선은 산행 내내 오른 쪽 나무가지 사이로 도봉산이 웅장한 모습을 내민다.
1시간 가량 올라온 지점의 쉼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쉬고 간다. 시간적으로나 피로도에서도 쉴만한 지점이다. 바로 오른편 아래 '천진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쉼터를 지나면서부터는 왼편으로 우이암도 조망된다. 아무리 보아도 '쇠귀'가 연상되지 않는다.
「우회 하시오」
직진하는 경우 얼어붙은 바위를 기어 올라야 하여 나도 오른 쪽으로 우회한다.
우회하여 잠깐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도봉주능선의 '우이암4거리'이다. 자운봉 방향으로 향한다.
오봉갈림길. 주능선을 따라 직진하여 칼바위봉까지 계속 암봉을 오른다.
5개의 암봉이 군더더기 없다.
다리 짧은 사람은 애먹는 바위구간이다. 이 바위를 올라서면 그야말로 장쾌한 조망이 사방 막힘이 없다.
주능선 전망대에서 북한산 조망하기
물개바위도 조망하고…
자운봉은 칼바위에 가렸다.
여러명의 단체로 오는 경우 이 칼바위갈림길을 지나치기 어렵다. 바로 아래 거북바위를 거쳐 도봉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온 칼바위를 뒤돌아 보자.
자운봉 그리고 마주한 신선대
Y계곡 시작점. 방금 Y계곡에서 내려서는 70은 되어보이는 여성 산꾼은 "지나갈 만 하다"고 하지만 나는 우회한다. 우회 북사면에도 눈이 깊어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
건너편의 Y계곡 기점에서 Y계곡을 살펴본다.
Y계곡을 건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대공포를 설치했던 포대에는 전망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포대에서 바라보는 도봉 삼봉. 선인봉은 만장봉 중간부분 앞에 살짝 걸려 있다.
포대에서 조망을 즐기고나서 다락능선으로 내려선다.
418쉼터라는데, 만월암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418개라서 붙은 이름인 듯하다.
418계단을 내려간다.
만월암(滿月庵) 이곳도 의상의 기도처?? 도처 '의상'과 '원효'다.
오늘 코스의 대표 경관 '선인봉'이다. 웅장하도다!
학문의 전당 도봉서원의 입구라는 '도봉동문(道峯洞門)', 송시열이 도봉서원을 방문했을 때 쓴 친필로 추정된다고 한다.
2월의 첫 산행 도봉산이었다. 보문능선 쉼터에서 잠깐 쉬고 칼바위 밑에서의 점심과 휴식 20분을 포함하여 4시간 반동안 10.86km를 걸었다.
***
이제 2월이 시작되었다.
어느 시인은 인생을 돌아보며 열두 달 중 이월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눈바람 매운 이월이 끝나면 꽃 피는 봄이 바로 코앞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낼모레가 입춘이다. 머잖아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이 눈부시게 피어날 것이다.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오"(Shelley)
「봄꿈을 꾸며」
- 김종해(1941 ~ )
만약에 말이지요, 저의 임종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열두 달 가운데
어느 달이 가장 마음에 들더냐
하느님께서 하문하신다면요,
저는 이월이요.
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눈바람이 매운 이월이 끝나면,
바로 언덕 너머 꽃 피는 봄이 거기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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