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대중교통 산행 서울•경기

청평, 뾰루봉

산넘고 물건너 2017. 11. 13. 22:03


뾰루봉(709.7m)

2017. 11. 13()

IBK-OB 5

 

청평시내 남쪽에서 북한강을 따라 남서쪽으로 흐르는 산줄기에 뾰루봉 화야상 고동산이 이어져 있다. 몇 해 전 IBK-OB에서 화야산과 고동산은 다녀왔지만 뾰루봉은 남겨뒀었다. 오늘 그 뾰루봉을 마져 오른다.

산행은 청평댐 뾰루봉식당에서 시작해서 올라 삼회리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대체로 육산이지만 능선 등산로는 바위구간이 섞여 있어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상봉역에서 09:16 전철을 타고 청평에 10:05 도착한다. 설악 방면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야는데 09:50 차는 떠났고 다음 차는 10:40 유명산 행 버스이다. 택시를 타고 뾰루봉식당까지 간다.


     □ 청평댐 뾰루봉식당 - 뾰루봉 - 안골고개 - 절골 - 운곡암 - 운곡암주차장(8.0km)


 

10:20 산행들머리 '뾰루봉식당'



뾰루봉식당 바로 뒤 갈림길의 이정표에는 뾰루봉까지 2.3km이다. 다른 이정표는 4.0km라 안내한다. 실제 GPS 상으로는 2.7km였다.


가평의 산 답게 잣나무 울창한 숲과


계곡을 지나며


20분을 오르면 첫 번째 능선에 닿는다.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는데 두껍게 쌓인 낙엽이 여간 미끄럽지 않다. 


첫 번째 오른 능선의 벙커봉우리


벙커봉우리 소나무쉼터에 오르자 심신이 상쾌하다. 호명산을 비롯한 주변 산들과 북쪽 아래로는 북한강과 신청평대교도 내려다 보인다.


잠시 목을 축이고 다시 저 뾰족 봉우리를 향하여..


두 번째 봉우리도 벙커


봉우리 꼭대기가 매우 평평하다.


거친 암릉길이 시작된다.



뾰루봉 정상은 저 연봉 왼편 끝에 있다.


거친 바위에 낙엽까지 쌓여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우회길도 없는 봉우리를 여럿 오르내리며


꽤 많이 걸어온 것 같은데 2km도 못 왔다.


뾰루봉 정상 바로 앞 갈림길의 길안내


뾰루봉식당 안내판에서 돌아서면 바로 정상이다.


'뾰루봉'이라는 이름 만큼이나 정상도 세련미가 없다. 정상석의 정면도 옆으로 돌아서 있다.


뾰루봉 709.7m


흐린 날씨와 박무로 조망이 좋지 않아서 아쉽다.


평지를 찾아 점심을 먹는데 추위를 견디기 어렵다. 서둘러 하산..


화야산 방향을 따른다.



발목을 뒤덮는 낙엽으로 걸음이 더디다.


삼회리갈림길


[↑화야산 2.4km, →삼회1리 마을회관 3.7km]


삼회리로 하산한다.

 

절골 갈림길



고려가 망하자 운곡(耘谷) 원천석은 이성계의 스승이지만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치악산으로 숨어들다가 이곳에 머문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5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운곡암주차장(15:40)


발목을 뒤덮도록 쌓인 낙엽을 뚫고 걷느라 산행시간이 예상밖으로 지체되었다. 14:20 버스는 떠난지 오래다. 택시를 불러 요금에 5,000원을 더주고 5명이 낑겨타고 청평시장으로 나왔다.

영업 종료된 '시장순대' 대신 '상암순대국'에서 저렴하면서 푸짐한 머릿고기와 순대국으로 유쾌하고 긴 뒷풀이를 가졌다.   


◇◇◇


11월의 산, 낙엽이 지고 가지 앙상한 나무들을 보며 괜히 마음까지 스산하다. 11월의 이별을 노래한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가 떠오른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 애인을 떠나보내는 노래로, 가사도 그렇고 선율이 시리도록 슬프고 아름답다. 우리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더 인상 깊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카테리니(Katerini) 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 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가고 당신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 남긴 채 앉아만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