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대중교통 산행 서울•경기

용인, 쌍령산과 미리내성지

산넘고 물건너 2017. 4. 7. 22:38


문수봉(403.2m) - 쌍령산(502.0m)/용인

2017.  4.  7(금)

친구와 둘이


온 사방이 연두색 봄빛이 완연하다. 지난 수요일 우천으로 연기되었던 쌍령산 산행에 나섰다.

칠장산에서 김포 문수산으로 뻗어가는 산줄기는 문수봉을 지나면서 남쪽으로 갈래를 뻗어 쌍령산을 솟구친다. 쌍령산 북서쪽 기슭에는 미리내성지가 있고 그 건너 시궁산이 솟아 있다.

 

산행은 주로 곱든고개나 미리내성지에서 시작한다. 오늘 산행도 곱든고개에서 시작하여 문수봉과 쌍령산을 오르고 미리내성지를 둘러보는 경로로 진행키로 하였다. 하산후 버스시간이 곱든고개보다는 묵리 장촌이 보다 다양하기 때문이다.


 곱든고개 - 문수봉 - 애덕고개/쌍령산갈림길쉼터 - 쌍령산 - 미리내성지 - 애덕고개 - 묵리 장촌(12.7km)


[갈 때] 용인터미널 10:55 [10-4]번 버스 - 곱든고개 11:15

           *기흥역에서 용인터미널까지 버스로 30분이 걸렸다. 간발의 차이로 09:30 출발 버스를 놓지고

             다음 차를 1시간 20여분을 기다렸다.

[올 때] 묵리 장촌 [22]번 버스 16:25 - 용인터미널/[68]번 버스 - 죽전역



곱든고개(11:15). 야생동물들의 이동을 위해 터널을 만들어 육로를 연결시켰다.

옛날에는 험하여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였던 고개였다. 고개 아래에는 범암굴, 호리란 지명도 있다. 험한 지형을 이용한 산적들이 들끓었다. 임꺽정을 행세하는 산적도 있었다. 임꺽정이 죽산 칠장사로 스승 병해대사를 찾아가며 이 고개를 넘던 중 가짜 임꺽정을 만나 혼내주고 개과천선시켰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곱든고개에는 꽤 너른 공터가 마련되어 있다.


문수봉으로 오르는 길은 자동차도 다닐 수 있을 만큼 넓다.


문수봉이다. 곱든고개에서 1km쯤 걸어왔다.


(11:45)


정상은 넓은 평지이며 운동시설과 정자가 있다.


 곱든고개가 200m가 넘는 고도여서 403.2m 고도의 문수봉은 쉽게 오를 수 있다. 정상석 옆에는 도종환의 시가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도종환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석유비축기지를 오른편에 끼고 돌아간다. 산길은 4년 전(2013)보다 넓어지고 정비되었다.


석유비축기지 건너로 보이던 높은 봉우리. 쌍령산은 오른쪽(미리내성지→3.67km) 방향으로 꺾는다. 직진하면 학일마을이다.


망덕고개갈림길 정자쉼터(12:55). 지난 2013년 굴암산으로 갈 적에는 여기에서 오른쪽 망덕고개 방향으로 진행했었다. 오늘은 직진한다. 쌍령산까지 4.3km.


위 정자 앞 이정표


임도로 내려서서 100여m 걸어가면


미리내성지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난다. 길은 넓고 갈림목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길잃을 염녀는 없다.

 

미리내성지 갈림길



뜬금없이 '배내미약수터' 안내가 나온다. 진행방향으로 미루어 판단하며 그 방향으로 나간다.


미리내성지 갈림길이다. 미리내성지로 가기 위해서는 정상에서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쌍령산 정상이다.


(14:20) 쌍령산 정상


건너편에 헬기장이 있고 계속 남진하면 경수산이다.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 가 미리내성지로 하산한다.



되돌아 온 미리내성지 갈림길(14:42)


내려가는 길이 엄청 가파르다. 이런 구간이 두군데가 있다.


미리내성지 「겟세마네동산」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날 밤  제자 셋을 데리고 겟세마네동산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땅에 엎드려 땀을 핏방울 같이 흘리시며 밤이 맞도록 고뇌에 찬 기도하셨다.

"나의 아버지, 할 수만 있다면 제게서 이 잔을 지나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길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 세 명은 퍼질러 자고 있었다.

"너희들은 한 시간도 나와 함께 깨어 있을 수 없느냐? 깨어서 너희가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영은 원하지만 육체가 약하구나."(마태복음 26:40~41)


'그분은 하나님과 똑같이 높은 분이셨지만, 결코 높은 자리에 있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높은 자리를 버리시고, 낮은 곳으로 임하셨습니다.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시고 종과 같이 겸손한 모습을 취하셨습니다.'(빌립보서 2: 6~7)


천주교에 대해 온건적이던 정조가 돌아가시자 11세의 어린 순조가 즉위하였다.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이 실시되고 반대세력과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다.

1801년(순조 1년)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이 골짜기로 숨어들었다.

밤마다 그들의 집에서 새어나온 호롱불빛들은 마치 은하수와 같았다. '미리내'라는 아름다운 지명이 생겼다.


김대건 신부 등의 묘소가 있는 경당 옆에 오두재(애덕고개)로 오르는 길이 나있다.


미리내성지에서 오두재(애덕고개)를 건너 장촌까지는 1.33km


오두재(애덕고개)

천주교 신도들은 김대건 신부의 순교를 기리며 그의 유해가 지났던 고개마다 기념비를 세웠다. 그리고 고개 이름을 '믿음 소망 사랑'을 따라 신덕고개, 망덕고개, 애덕고개라 부르고 있다.


오두재 애덕고개


[미리내성지 ← 0.48km,   0.85km → 장촌마을]



문수산터널입구 교차로. [22]번 버스 종점은 마을로 100여m  내려간다.


장촌버스정류장(16:00)

[22]번 버스가이곳 장촌 종점에 16:25에 도착하여 회차해 나간다. 


*12.7km를 5시간 가까이 걸었다. 늦은 출발을 감안하여 부지런히 걸어 5시간 가까이 걸렸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미리내성지였다. 특히 고난주간을 앞두고 주님의 고난을 되새겨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과적으로 절묘한 산행코스였다.

용인지역의 산을 찾을 때마다 용인시장 순대골목을 들르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시장순대'에서 오소리감투 뒷풀이로 행복한 산행을 마감하였다.

 [용인버스터미널]

 

*[10-4] [16]번 버스는 곱든고개을 경유하고,  [22]번 버스는 묵리 장촌과 용인을 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