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6월 20일은 제주도에서는 '닭 잡아먹는 날'이다.
삼복 더위에 보신탕이 육지 지방의 일반적인 복달임이었다면 고기 붙이가 귀했던 제주도에서는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 닭이었다.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제주에서도 찌는 듯한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몸을 보신할 보양식이 필요했었다.
시기적으로 이날은 중복과 말복 사이 연중 가장 더위가 심한 시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밭일이 농사의 전부였던 제주에서는 조 파종이 끝나고 김매기는 아직 이른 때로 비교적 한가한 때이기도 하다.
집집마다 닭을 키웠다. 닭은 달걀을 낳아 소득원이었다. 마당이나 집주변(우영)에 풀어놓아 길렀으므로 달리 신경 쓸 일이 없다. 닭장도 었으나 밤에 도둑 고양이들의 칩입으로부터 닭을 보호하는 잠자리 역할에 불과하였다.
이른 봄에 깐 병아리는 음력 6월쯤에는 중닭 크기로 자라게 된다. 식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음력 6월 20일 저녁에는 마당에 멍석을 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닭죽을 먹었다.
적은 양으로 많은 식구가 나누어 먹기에는 죽요리가 가장 경제적이었다.
고기 붙이가 귀하던 시절 특히 아이들에게는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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