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저것·하간 것/이것저것

송편에 솔잎을 넣은 이유 [문화/힐링푸드]

산넘고 물건너 2014. 8. 30. 10:36

의학·건강


[문화] 힐링푸드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27일(水)
활성산소 잡는 ‘耳로운’ 솔잎
‘강력 항산화제’ 피크노제놀 비타민C의 50배 넘는 효능

▲  향과 맛을 더하기 위해 송편 등을 만들 때 같이 넣는

    솔잎이 뛰어난 항산화 효능을 지녔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추석을 앞두고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넣는 이유는 단지 빛깔과 향기 때문이었을까.

솔잎에 대한 최근의 연구 성과들을 보면 우리 조상들은 솔잎의 부패 예방 효능을 송편 만드는 데서도 적극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음식이 부패한다는 것은 산화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분명치는 않지만 솔잎의 어떤 성분들이 산화을 방지해 준다는 사실, 즉 항산화 효능을 경험적으로 체득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솔잎이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은 옛 의서에도 많이 나와 있다. 세종대왕 시기에 쓰인 의약서 향약집성방에는 “솔잎 적당량을 좁쌀처럼 잘게 썰어 갈아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힘이 솟으며 추위를 타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한술 더 떠 “솔잎을 오랫동안 생식하면 늙지 않고, 원기가 왕성해지며, 머리가 검어지고, 추위와 배고픔을 모른다”고 극찬했다.

 

임진왜란 단시의 의병장 곽재우는 전쟁이 끝난 후 자연으로 돌아가 몸에 좋은 양생서를 쓰며 솔잎 건강법인 ‘솔잎벽곡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곽재우는 21일 동안 솔잎을 먹으면 백가지 병이 없어지고, 3년을 먹게 되면 하늘을 날 정도로 몸이 가벼워진다고 했다. 또한 밤눈이 밝아져 등불이 없이도 백 걸음 앞을 환히 보게 된다고 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솔잎의 좋은 효능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솔잎에 있는 루틴 등의 성분이 혈관 내의 지방, 콜레스테롤, 혈전 등의 침전물을 녹여내고 모세혈관을 확장하여 혈액순환을 돕는다.

 

간, 위장, 신경계, 순환계 질환과 피부보호에 좋으며 중풍,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같은 노인성 질환 예방에도 솔잎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난청과 솔잎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난청에 대한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것이 활성산소가 많아서 생기는 산화스트레스다. 따라서 산화스트레스를 막기 위해선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대목에서 다시 송편으로 얘기를 돌아가 보자. 옛날 냉장고가 없던 시절 추석을 맞아 송편을 쪄놓으면 아무리 응달에 보관해도 2, 3일만 지나면 먹을 수 없게 상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솔잎을 넣고 송편을 쪄냈다. 솔잎의 어떤 성분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솔잎이 지닌 피크노제놀 성분을 꼽는다. 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폴리네놀의 일종인 피크노제놀은 비타민C의 50배가 넘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지녔다. 이에 따라 각종 피부질환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물론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난청 예방에도 당연히 좋다.

 

일부에선 지역별 소나무의 종류에 따라 피크노제놀 성분 함량에 차이가 크다고 하지만 대체적으로 소나무 껍질 부위와 솔잎이 항산화 효능을 지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솔잎에 있는 테르펜 성분이 강력한 살균과 방부력을 지녔으며,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체내의 독성물질과 노폐물을 배출시켜 준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테르펜은 항균, 항염, 항암, 항바이러스 등 면역 효능도 지녔다. 얼마전 임업연구원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밥을 공기 중에 그냥 놓아두면 하루만 지나도 부패하기 시작하나, 테르펜을 첨가하면 일주일이 지나도 부패하지 않았다. 테르펜의 항산화 효능이 입증된 것이다.

 

송편에 솔잎을 넣은 이유는 그처럼 유익한 성분을 솔잎이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을 앞둔 7∼8월에 채취한 솔잎은 생육이 활발해 테르펜 함유량이 많다.

 

솔잎으로 송편을 찔 때는 솔잎을 먼저 시루에 깔아 시루 구멍을 덮는다. 그리고 그 위에 송편을 한 줄 놓는다. 이어서 다시 솔잎 한 줄 송편 한 줄로 차곡차곡 쌓는다. 송편의 ‘송’ 자가 소나무 송(松)인 것도 솔잎을 넣고 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처럼 온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 송편을 빚고 시루에 쪄내며 건강까지 챙겼으니 우리 조상들도 제대로 실속을 챙기며 살았다는 것이 새삼 실감된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Copyrightⓒmunhwa.com

 

 

 

 

 

 

 

 

 

 

 

 

 

 

 

'☆ 이것저것·하간 것 >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춘  (0) 2015.02.03
동지  (0) 2014.12.22
삼복(三伏)과 Dog days  (0) 2014.08.20
청계산에서의 기적(스크랩)  (0) 2014.08.11
매미의 경고 [문화일보/오후여담]  (0) 201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