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1박 2일)
성삼재 - 세석(1박) - 천왕봉 - 중산리
2013. 9. 2(월) ~ 3(화)
지난해 6. 14~15 종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종주이다.
지난해는 초행길의 부담과 짙은 안개로 사소한 풍광들을 살피지 못했었다.
중산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도 고려했지만, 처음부터 천왕봉을 치고 올라야 하는데 따른 체력고갈을 고려하여
다시 성삼재에서 시작하기로 하였다.
□ 2013. 9. 1(일) (서울 - 구례)
구례에서 새벽 03:50 출발하는 성삼재행 버스시간에 맞추기 위해, 지난번은 22:45 용산을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이용하였으나 역마다 정차하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소란 탓에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이번은 남부터미널에서 22:00 출발하는 구례행 심야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남부터미널 22:00 →(3:10)→ 구례터미널 01:10//노고단행 버스 03:50
□ 2013. 9. 2(월) (구례 - 성삼재 - 세석)
구례(03:50 버스출발) -(0:30 소요/04:20 도착) 성삼재(04:25) -(2.5km 0:40/05:05) 노고단(라면 식사 ~05:50) -(3.2km
1:00/06:50) 임걸령(06:55) -(1.3km 0:40/07:35) 노루목(07:40) -(1.3km 0:20/08:00) 삼도봉(08:05) -(0.8km 0:25/08:30)
화개재(10.4km) -(1.2km 0:45/09:15) 토끼봉 -(3.0km 1:25/10:40) 연하천(햇반~12:15) -(2.1km 0:40/12:55) 형제봉
-(1.5km 0:45/13:40) 벽소령(14:00) -(6.4km 3:10/17:10) 세석(24.6km 12:45)
□ 2013. 9. 3(화) (세석 - 천왕봉 - 중산리 - 진주 - 분당)
세석(라면~05:55)-(0.7km 0:20/06:15) 촛대봉 -(2.6km 1:00/07:20) 연하봉-(0.8km 0:20/07:40) 장터목(식사~ 08:30)-
(1.7km 1:05/09:35)천왕봉(09:50) -(2.0km 1:00/10:50)법계사/로타리 -(1.0km 0:25/11:15)망바위 -(1.1km 0:40/11:55)
칼바위-(1.3km 0:30/12:25)중산리탐방센터-(1.6km 0:20/12:45) 주차장(14.8km 7시간) 계 39.4km 19시간 30분
*중산리 13:40 -(1시간 10분)- 진주시외터미널 →(택시, 5분, 3,500원) 진주고속터미널(14:55) 진주고속터미널 15:30 → 야탑터미널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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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2(월)
오늘 일출이 06:01. 음력 7. 27의 그믐달도 전혀 존재감이 없고 별빛만 찬란하다.
고지대의 서늘한 바람이 코끝을 자극한다.
05:05 노고단고개(1507m) 에는 이미 많은 산행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 대피소에서 짙은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릴 겸 라면으로 요기(~05:50)하다.
노고단은 지리산 산신할매 '老姑'를 모시던 곳(壇)이다.
노고단은 아직 미명. 새벽 안개가 자욱하다. 임걸령까지의 길은 평탄하고 수월하다.
06:30 돼지령. 왜 돼지령인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피아골삼거리. 피아골은 이 일대에 피밭[稷田]이 많아서 ‘피밭골’이 피아골으로 되었다고 한다.
1,320m 고지의 이 샘은 언제나 변함없이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쏟아낸다.
조선 선조 때 이 일대를 근거지로 도적질을 했다는 林傑年이 노고단에서 쏜 화살보다 말을 더 빨리 달려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된다.
07:30 해가 높이 솟아 올랐다. 지나온 능선이다.
07:35 노루목 반야봉입구.
반야봉에서 피아골 방향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던 중 이곳에서 잠시 멈춰 머리를 치켜 든 노루의 형세라고 한다.
반야봉은 노루의 몸통, 토끼봉은 그 머리, 이곳은 목에 해당한다고 한다.
왼쪽 계단길은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이고, 직진하면 삼도봉이다.
반야봉을 오를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반야봉을 패스...
반야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08:00 삼도봉.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한데 모여있다. 뒤로는 반야봉.
삼도봉에서 잠시 과일 간식하며 휴식하고 화개재로 내려간다.
08:29 화개재. 옛날 경남의 소금 해산물들과, 전북의 삼베 산나물등을 물물거래 하던 장터였다.
토끼봉 오름길은 언제나 힘이 든다. 오르막 등산로 주변에는 물봉선을 비롯해 동자꽃, 둥근이질풀, 산오이풀,
참취, 모싯대 등 다양한 여름 야생화들이 시선을 끈다.
반야봉을 뒤돌아 본다.
토끼봉은 토끼를 닮아서가 아니라
반야봉에서 정동(正東)에 위치해서, 24방위도상 묘방(卯方)에 해당한다고..
연하천대피소까지 3km 남았다.
지리산 대피소들이 대부분 평탄한 곳에 있는데, 연하천대피소는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사철 물이 솟고 수량도 풍부하다.
새벽에 성삼재를 출발하면 대부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벽소령이나 세석에서 숙박한다.
집에서 싸고 온 도시락으로 이른 점심을 먹으며 소주를 곁들이다보니 1시간 35분 동안이나 머물렀다.
저 봉우리를 넘으면 벽소령이다.
푸른 벽(碧) 저녁 소(宵).
벽소령의 달 풍경은 달빛이 희다 못해 푸른빛을 띤다 하여 '벽소한월(碧宵寒月)'이라 한다.
옛날에는 경상남도 함양 마천에서 하동의 화개장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한다.
5,000원 '설레임'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다.
덕평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
옛날 이 아래 덕평마을에서 평생 가난하고 천대받으며 살던 노인은 ‘죽어서라도 선비처럼 사람대접 받고 싶다’는
소원을 남기고 죽었다. 그의 아들은 사람들이 물을 뜰 때마다 자연스레 허리를 굽히는 방향에 아버지의 무덤을 만들
어 드렸다.
천왕봉 찾기 봉우리에서
천왕봉을 찾기..
선비샘에서부터 영신봉까지가 여간 지루하고 힘든 길이 아니다.
16:53 드디어 영신봉 봉우리
영신봉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0.6km, 15분이면 충분하다.
세석평전이다.
세석평전은 영신봉과 촛대봉 사이의 30여만 평에 직경 2km 가량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평원지대이다.
고도 약 1,560m.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산평원이다. 일제 때 일본놈들이 비행장을 만들 작정을 했었다고 한다.
비예약자는 대피소를 이용할 수 없으니 하산해야 한다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올해부터는 국립공원 비박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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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3
라면으로 간단히 조반을 해결하고 05:55 세석을 출발한다. 아직 미명이다. 새벽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지난해 6월에 왔을 때는 05시경에 해가 떴었는데 오늘은 06시이다. 두달 반 사이인데 1시간이나 늦어졌다.
06:00경 해가 뜨고 있다. 구상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1990년대까지는 등산객과 야영객들의 무분별한 훼손으로
완전히 황폐화되었는데, 국립공원에서 야영을 금지하고 적극적인 복원 사업으로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고 한다.
06:15 촛대봉이다.
연진이라는 여인이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 흑곰으로부터 세석고원에 있는 신비의
샘물을 마시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산신령이 금기시킨 영신봉 음양수를 마신다. 평소 흑곰과 앙숙이
던 호랑이는 이를 산신령에게 일러바쳤고, 산신령의 노여움을 산 연진은 평생 남편과 생이별한 채 철쭉밭을 가꿔
야 하는 벌을 받는다.
여진은 산봉우리에 촛불을 켜고 산신령에게 용서를 빌다가 돌로 굳어버렸다. 사람들은 평생 손끝에서 피가 배어나
오도록 철쭉꽃을 가꾼 여인의 피와 눈물이 이곳의 철쭉꽃을 처연하도록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 믿었다.
세석평전의「음양수(陰陽水)전설」
천왕봉이 구름 위로 나타난다.
연하봉(煙霞峰) '연기(煙)가 노니는(霞) 선경'이다. 정상은 바위덩어리로 형성되어 있다.
'지리8경' 중 '연하봉 선경'이 이곳에서 연출된다.
지나온 연하봉
대피소 앞마당은 한창 공사 중이라 어수선했다. 햇반으로 아침식사( ~ 08:30)하고 양치하고..
장터목에서 백무동방향
제석봉 고사목. 1950년대에 도벌꾼들이 벌목의 흔적을 지우려고 불을 놓은 흔적이라고 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중산리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도 만났다.
천왕봉 일출을 기대하였으나 흐린 날씨로 실패하였단다.
지나온 방향. 반야봉이 아득하다.
천왕봉에 구름이 걷혔다.
천왕봉의 산오이풀
천왕봉 정상은 앙상한 바위로 된 5~60평 될까 말까한 좁은 공간이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도 별로 없어 사진 찍기에 걸림이 없다.
천왕봉은 2008년부터 해마다 한 번씩은 갔으니 여섯 번째 오르는 천왕봉이다. 그 느낌은 해마다 새롭다.
장터목 방향. 반야봉 노고단까지도 보인다.
중봉 방향
09:50 하산 방향. 서둘러 발걸음을 중산리로 옮겼다.
09:58 천왕샘
10:10 개선문
10:50 로터리대피소(법계사)
11:15 망바위(1,068m) 마치 경계병처럼 망을 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한다.
출렁다리
11:55 칼바위.
이성계가 자신을 노리는 사람이 지리산 중턱 큰 바위 밑에서 은신 중이라는 소문을 듣고 한 장수에게 그를 찾아
목을 베어 오라고 명령한다. 장수는 지리산을 헤매다 이곳에 이르러 큰 바위 밑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발견한다.
그를 칼로 쳤더니 바위는 갈라지고 칼날은 부러져 꽂히면서 하늘을 찌를 듯한 형상의 바위로 변하였다.
- 칼바위 전설-
12:25 다 내려왔다.
법계교에서 뒤돌아보는 중산리탐방센터. 주차장까지는 1.6km를 더 내려 가야한다.
지난해 탔었던 12:50발 진주행 버스를 타려고 부리나케 서둘러 갔더니 12:20에 버스는 떠났고,
다음 버스는 13:40 출발이라고 한다.
여유있게 식당에 들어가 소주 뒷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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