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5 제주도)
두릅나무과 늘푸른 덩굴나무.
흔히 아이비라고 부르는 서양담쟁이덩굴 English Ivy와 비슷하다. 그러나 English Ivy는 포도과이지만 이 송악은 두릅나무과로 전혀 다르다.
난대성 식물로 추위에 약하지만 소금기에는 강해서 남부지방 섬과 해안가에서 잘 자란다. 제주도에서는 매우 흔하게 자란다.
송왁 소왁이라고도 한다. 소가 잘 먹기 때문에 '소밥'이라고도 하였다는데서 '송악'이라는 이름이 유래됐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양지는 물론 음지에서도 잘 자라고, 마른 땅이나 습기를 가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생장 속도는 매우 느리다.
줄기에서 돋는 공기뿌리(氣根)로 나무나 담장 등 다른 물체에 붙고 올라간다.
잎은 윤기 나는 짙은 녹색이다. 뻗어가는 어린 가지의 잎은 둥근 삼각형이 기본인데 3~5갈래로 얕게 갈라지기도 한다. 오래 묵은 잎은 넓은 달걀형 또는 마름모꼴을 이루는 등 변이가 많다. 잎 가장라리는 톱니가 없고 밋밋하다.
꽃은 녹색을 띤 노란색이며, 10월경부터 가지 끝에 우산 모양의 산형꽃차례에 많은 꽃이 모여 달린다. 꽃 모양 만큼이나 마찬가지로 향기는 텁텁하고 은근하다.
열매는 둥글고 다음해 4~5월경에 검게 익는다.
내가 어렸을 적 장난감이 귀하던 시절, '송악총'은 아이들 누구나 쉽게 만들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이었다.
작은 대나무 대롱의 양 끝에 송악 열매를 탄알로 밀어 넣고, 한 쪽에 꼬챙이를 넣어 고무줄로 강하게 밀어 쳐서 공기의 압력으로 반대쪽의 열매가 멀리 날아가게 하는 장난감 총이다.
한방에서는 줄기와 잎은 상춘등(常春藤)이라 한다. 고혈압과 지혈작용에 사용하며, 생잎이나 줄기를 짓찧어서 환부에 붙여 종기를 치료한다.
열매는 빈혈에 좋아 술로 담가 먹으며, 간 해독작용이 있어 간을 맑게 해 준다고 한다.
잎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담장식물, 지피식물로 많이 심는다.
전북 고창 선운사 입구 개울 건너편 절벽 아래쪽에도 송악이 온통 절벽을 뒤덮고 올라가면서 자라고 있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으나 크기로 보아 적어도 수백 년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송악은 그 크기가 보기 드물 정도로 크고, 내륙에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에 위치한 것이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2011. 8. 27 제주도)
2014. 3. 4 고창 삼인리 송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