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할망
강문신(시인, 서귀포)
잠시 머물다가 하릴없이 떠나는 구름
한림 큰 년도 식께 먹으레 안온 거 보난, 노시 이혼해분 거 닮고
제주시 조근 년도 기별 어싱 거 보나네, 고르나마나 또 싸운 거고
이제마니 나 죽어지민 마찌 존디, 한창 때 죽은 순정이 아방은 젊곡
난 이제 복삭 늙어부난 저승 가민 어떵 고찌 살아질 겅고
“애기덜 어떵 키와서, 무사 몬딱 저 모양이라!” 욕 허민
게메 게메 무싱거엔 고랑 졸 겅고?
남편의 제사퇴물 오고생이 촐려놓은 소나무 그늘
˙˙˙
(쉬운 말 해석)
한림 큰 딸도 제사에 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끝내 이혼해 버린 것 같고,
제주시 작은 딸도 소식 없는 것을 보니,
말할 것도 없이 또 싸웠을 것이고,
이제라도 내가 죽을 수만 있다면 딱 좋은데,
한창 때 죽은 순정이 아버지는 젊고
난 이제 폭삭 늙어버렸으니,
저승 가면 어떻게 같이 살 수 있을까?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어? 왜 모두 저 모양이야?"라고 욕을 하면,
그러면 글쎄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남편의 제사음식을 고스란히 차려 놓은 소나무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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