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저것·하간 것/제주도에서는

제주 해녀

산넘고 물건너 2020. 9. 9. 20:12

[문화일보] 2020. 8. 7() 

[살며 생각하며 비키니 미녀보다 제주 해녀’]

 

거대한 몸집의 여신 설문대할망이 세상을 창조

했다고 믿는 제주도는 예로부터 수영하는 여성들

의 섬이었다해녀(海女 또는 잠녀(潛女)로 불리는

제주 여성들은 해산물과 진주를 채취했다.

땅이 척박해 농사가 힘든 제주 동부의 구좌읍 성산

지역과 우도는 해녀들의 천국이 됐다. 미역·다시마·

우뭇가사리가 풍성하니, 해조류를 먹고사는

전복·소라도 많았다.

일제강점기에는 양갱·화장품·화약의 재료였던 감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수입이 증가했다.

 

제주도에선 딸이 많을수록 부잣집이 됐고, 바다 밭을 일구는 게 육지 농사보다 나았다

변변한 장비도 없이 해저 20m 이상 잠수하는 해녀들의 보람과 긍지는 대단했다.

뭍에서는 관절이 아파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꼬부랑 할머니도 바다에선 돌고래처럼 유연하게

헤엄치는 자유를 누린다.

19, 20세기 부산·진도·독도 등 국내를 넘어 일본·중국·러시아 바다까지 진출할 정도로 진취적이었던

제주 해녀들의 삶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특별하다.

하지만 비싼 전복을 더 채취하려고 물속에서 너무 오래 숨을 참으면 정신을 잃고 죽을 수도 있다.

삶과 죽음을 오가는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해녀들은 늘 조심하고 긴장해야 한다.

<김이재, 경인교대 교수 · 지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