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구슬나무
멀구슬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
열매로 염주를 만들던 데서 '목(木)구슬나무'가 멀구슬나무로 변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지금도 '목구실낭', '목실낭' 등으로 부른다.
따가운 햇살을 좋아하는 아열대의 나무다. 우리나라 제주도 및 남해안은 이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다.
예전 제주도에서는 딸을 낳으면 이 나무를 심었다. 그 얘가 시집갈 때 혼수 궤짝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내 유년시절만 해도 제주도에서는 이 나무가 참 많았다. 매미[왕자리]들이 특히 이 나무를 좋아했다. 여름이면 나무줄기에는 '왕자리'들이 떼를 지어 붙어 있다. 뜨거운 여름 농한기, 어른들은 '왕자리'가 울어대는 이 나무 밑 평상에서 장기에 몰두하거나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겨울철, 이 나무의 낙엽이 모두 떨어지면 노란 열매들이 다닥다닥 매달린 광경도 장관이다. 이 열매를 직박구리 종류인 '비치'들이 좋아했다. 형들은 고무줄 새총 '누레기'로 비치를 잡았지만 우리 꼬맹이들은 덫으로 잡았다. 깡통에 물을 조금만 넣고 그 입구에 말총 고리 덫을 놓으면 비치들이 깡통의 물을 먹고 머리를 드는 순간 잡히는 것이다.
키는 15m까지도 자라며 가지는 굵고 사방으로 많이 뻗는다.
잎은 어긋나고 2-3회 깃꼴겹잎(羽狀複葉)이며 잎자루의 밑 부분은 굵다.
작은잎은 달걀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깊이 패어 들어간 결각이 있다.
꽃은 5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에는 살충의 효능이 있어서 자리 밑에 깔아 놓으면 벼룩과 이를 없애고 태운 연기는 모기를 쫓는다.
열매는 9월에 황색으로 익는다. 구슬을 닮은 열매는 지름 1.5cm정도의 구형이다.
이 열매의 핵은 염주를 만드는 데 쓰인다. 또 열매로 기름을 짜기도 하는데, 곤충에 혐오감을 주는 냄새를 이용하여 방충제로 쓰인다. 새들 특히 비치가 이 열매를 특히 좋아한다.
목재는 결이 곱고 단단해서 가구용으로 쓰였다. 뿌리와 줄기 껍질을 회충구충제로 쓰였다.
[자료: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2016. 11. 5 홍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