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둔마을에서 바라보는 고래산
고래산(543m)/여주
2016. 5. 5(목)
혼자서
고래산은 여주 북쪽에서 우두산 옥녀봉 등과 더불어 양평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남양주 고래산(532m)과는 별개의 산이다. 산 아래에 고달사가 있어서 '고달산'으로 불리었으며, '고려산'으로 불리다가 '고래산'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산 아래 주민들은 '고려산'으로 부른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는 '고달사'는 신라 때 창건된 대찰이었다. 절에 들어가는 불도들의 짚신에 묻어 나온 흙이 쌓여 '신털이봉'이 되었을 정도였다.
호사가들은 산이름과 관련하여 '고려장 관습'과 연관 지으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이 든 노인을 산에 내다 버리는 '고려장 설화'는 일제가 날조한 유언비어였다고 한다. 고려는 반역죄와 함께 불효죄를 엄벌하며 충효를 중시했다.
산행은 산 북쪽 배잔마을이나 동쪽 금동마을에서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고달사지도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유적지이다. 그렇지만 어느 코스나 하나같이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오래 동안 코스와 교통수단을 검토하다가 드디어 산행길에 나섰다. 오늘 산행은 일신역에서 시작하여 고래산과 우두산을 거쳐 곡수리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 일신역 - 일신교삼거리 - 고래산 - 국사령 - 우두산 - 곡수리(13.5km)
[갈 때] 청량리역 08:25 [무궁화호] → 일신역 09:15
[올 때] 곡수삼거리 [여주-양평]시외버스 15:50 → 용문터미널 16:15/[전철]환승 → 왕십리역
09:20 일신역. 옛 구둔역이 일신1리의 노곡마을 근처로 옮겨오면서 구둔마을에서 벗어남에 따라 일신리의 이름을 따 '일신역'으로 바뀌었다. 역무원도 없는 간이역이다. 무궁화호 열차도 다 서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6편 정도만 정차한다.
*일신역 -1.5km- 일신교삼거리 -12.0km- 곡수삼거리
▒ ▒ ▒ 구둔역
일신역에서 「일신교삼거리」로 가는 도중에 '구둔역'을 둘러 보았다.
구둔역은 194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중앙선 간이역이었다. 청량리-원주간 노선을 전철화하면서 기존 선로가 변경되어 2012년에 폐역되었다. 한 '일(一) 자'형 평면 구조 목조양식의 역사는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으로 지정됐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배경이 되면서 더 유명해진 곳이다.
한편 새 역사는 구둔역 자리에서 1km 북쪽으로 이전되었고 명칭도 '일신역'으로 변경되었다.
'구둔(九屯)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9개의 진지를 구축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료: 두산백과]
'구둔마을'은 10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몇 십년 전만해도 꽤
큰 마을에 속했었다.
09:45 일신교삼거리
일신교삼거리의 여주 방향
일신교삼거리에서 여주 방향으로 100여m 지점에서 우측 골목으로 올라가면
포장도로 끝에서 희미한 산길이 이어지지만 등산로는 아니다.
몇 가구가 동네를 이룬 마을로 올라왔다. 주택 주인의 불만이 여간 아니다. 애써 가꾸어 놓은 꽃과 나무의 새순을 몰지각한 산꾼들이 모두 산나물로 알고 뜯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마당 왼편으로 등로를 내 놓았고, 길안내까지 친절하다.
주택 뒤로 나오면 바로 임도이다. 빨간 리본을 산행시그널로 알고 산으로 올랐지만 길 흔적이 없다.
지형으로 판단하건대 바로 456봉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무성한 산초나무 가시덤불이 괴롭힌다. 오르기를 포기하고 임도를 따라 남쪽으로 걷는다. 빨간 리본은 도로공사용 표지였다.
10:30 임도를 1km 정도 걸어 임도갈림길을 만났다. 과감하게 오른편으로 오른다.
긴가민가 하며 올라가는데 묘지 옆으로 희미한 등산로가 보인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희미하다. 유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나도 두어번 등로를 이탈하였다.
11:10 오른쪽 456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만났다. 456봉이 궁금하여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 본다.
456봉. 아무 표식이 없다. 되돌아 나와 고래산으로 오른다. 이후 산길은 뚜렸하다.
바로 오른편 임도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다.
고래산 → 0.9km
12:00 정상 바로 아래 513m봉이다. 무왕리에서 올라오는 주능선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정상까지 200m 남았다.
513m봉에서의 무왕리 방향. 대평리 배잔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저기가 정상이다.
12:10
이 팻말이 혼란스럽다. 나보다 30분 전에 곡수에서 시작하여 배잔마을을 거쳐 올라왔다는 한 분을 만났다.
그 사람도 우두산을 거쳐 곡수로 하산할 계획이라며 양평(지평) 표시 방향으로 내려간다. 너무나 자신에 찬 행동에 나도 속고 말았다.
급경사를 한참이나 내려갔더니 느낌이 이상하다. 온갖 육감과 지형, 지도, 나침판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 결과 방향이 잘못되었다. 정상에서 '고달사지'표시 방향을 잡았어야 했다. 우두산 방향으로 비탈을 기어 오른다. 1km가까이 죽을 고생을 하였다.
에너지가 다 방전되다시피 하여 겨우 우'두산능선'을 찾았다. 국사령갈림길에서 고달사지 방향으로 간다.
고달사지갈림길. 우두산 오른편 300m 전방이다.
14:35 우두산(489m)
우두산 이후 두번째 만나는 송전탑 직전에서 좌측으로 꺾는다. 오면서 왼편 경농사로 내려가는 길을 유심히
살폈지만 보지 못했다.
군부대 철조망을 끼고 내려간다.
15:33 군부대 입구로 내려왔다.
15:40 옥터거리입구. '경농사' 갈림길이다.
옥터거리입구. 양평과 여주의 경계이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앞으로 500m 정도의 자동차길을 걸어 곡수삼거리에서 산행을 마치게 된다. 산행 중 만난 사람은 정상에서 보았던 그분 뿐이었다.
15:50 곡수교. 다리를 건너면 곡수삼거리이다.
*15:55 양평행 버스가 들어온다. 절묘한 시간맞춤이다.
용문에서 전철로 환승하였다. 용문역은 '산나물축제'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 등산 > 대중교통 산행 서울•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단산/하남 (0) | 2016.05.13 |
---|---|
호룡곡산/인천 무의도 (0) | 2016.05.12 |
파평산/파주 (0) | 2016.04.28 |
견치봉-국망봉/가평 (0) | 2016.04.26 |
북한산, 진달래능선 (0) | 2016.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