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뒤덮은 조릿대
[조선일보] 2016. 2. 5
- 정부 "국립공원 제외될 수도" 경고
전체 90% 달해 다른 식물들 고사… 온난화·말 방목중단에 급속
퍼져
제주도 토종 조릿대〈사진〉가 한라산 국립공원 전체 면적(153.33㎢)의 90%를 뒤덮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한라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나무의 한 종류인 '제주조릿대'는 잎 가장자리에 흰색 무늬가 있으며, 최고 150㎝까지 자란다. 강한 번식력으로 다른 고산식물을 고사시켜 한라산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4일 제주도청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보낸 공문서에서 "한라산이 '조릿대 공원'이 돼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제주도가 심각하게 이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조릿대 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라산연구소에 따르면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해발 500m에서 정상부인 백록담 화구벽 밑 1900m까지 번식했다. 계곡과 암석지, 목초지, 오름의 정상, 습지 등을 제외한 국립공원 전역을 뒤덮고 있으며 그 세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제주도 전체로는 분포 면적이 244.6㎢에 이른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조릿대의 서식 분포가 넓어지면서 설앵초, 한라구절초 등 고산성 초본식물과 10~20㎝ 내외 시로미나 눈향나무, 높이 1m가 넘는 털진달래와 꽝꽝나무, 구상나무 등이 고사되는 등 한라산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 조릿대는 1980년대 중반부터 분포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조릿대 잎을 먹는 제주말 방목 중단 등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라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특산식물 90여 종을 포함해 200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총 식물 종 수인 4000여종의 절반에 해당한다.(제주=오재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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