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저기·하간 디/여기저기

차귀도

산넘고 물건너 2022. 12. 3. 18:45

동아일보 2022-12-03]
[전승훈의 아트로드]

제주도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
본섬인 죽도를 비롯해 주변의 지실이섬(매바위섬), 누운섬(와도)를 포함하고 있다.
섬 곳곳에 집터나 우물이 남아 있을 정도로 한 때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으나,
현재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다.
차귀도 인근 바다는 물반 고기반으로 불릴 정도로 낚시로 유명하다.

 


차귀도(遮歸島)란 이름은 고려 16대 임금 예종 때
송나라 술사 호종단(胡宗旦)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호종단은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날 것을 경계해
제주의 혈맥과 지맥을 끊고 다녔다.
그가 중국으로 돌아갈 때 한라산의 신 광양당신이 매로 변하여 폭풍을 일으켰고,
이에 호종단의 배가 난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섬의 이름이 ‘돌아가는 것을 막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차귀도가 됐다.

 


본섬은 대나무가 많아 대섬 또는 죽도로 불려왔다
본섬 옆에 잇는 ‘와도(臥島)’는 사람의 옆얼굴과 입, 치아까지 보일 정도로 영락없이
사람이 누워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제주사람들은 ‘눈섬’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곧 날아오를 듯 잔뜩 웅크려 있는 매바위(지실이섬)는
호종단의 배를 침몰시킨 바로 그 매의 형상이다.

 

 

한편, 차귀도는 김대건 신부가 상해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작은 배를 타고 거친 풍랑에 28일간의 표류 끝에  도착한 섬이기도 하다.

김 신부 일행은 차귀도에서 사제서품 이후 한국에서의 첫 미사를 봉헌한다.
이후 일행은 용수리 포구에 정박해 반파된 배를 수리하고, 식량을 얻어 충남 강경포구로 간다.

전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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