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산(臥龍山, 801m)
2012. 3. 13(화)
이슬산악회
왕건의 여덟 번째 막내아들 욱(郁)은 조카 경종(5대)이 죽은 후 그의 두 번째 부인 헌정왕후와 정을 통하였다. 헌정왕후는 왕건의 손녀딸이었고 욱 자신에게는 조카딸이다. 고려 초기는 족내혼이 일반적이었다.
경종의 사촌으로 그의 뒤를 이은 성종(6대)은 삼촌 욱을 와령산 기슭으로 귀양을 보낸다.
한편 성종의 누이이기도 한 헌정왕후는 아들(詢)을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성종은 그 아기를 아버지 곁으로 보내어 지내도록 한다. 아이는 아버지 욱이 숨을 거둔 여섯 살이 되던 해까지 와룡산 기슭에서 자랐다. 그 아이가 나중에 왕위에 오른 현종(8대)이다. 그래서 마을이름이 와룡(臥龍)이 되었는지 모른다.
와룡산은 높고 낮은 봉우리가 아흔아홉 개로 형성되어 구구연화봉이라 전해지고 있다. 기암괴석과 한려수도가 절경을 이룬다. 그래서 삼천포에서는 '구구상회'라는 가게간판도 쉽게 눈에 띈다.
07:00 이른 아침 모란을 출발한 버스는 이내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서서 남쪽으로 달려 나간다.
대전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먼 길을 거침없이 달리고 달린다. 무주 장수 함양 산청을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전개되는 적상산, 덕유산, 지리산 천왕봉도 즐거운 눈요기 감이었다.
10:40 사천IC를 빠져나와 11:00 사천 남양동저수지 옆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4시간을 달려 우리나라 육지의 남단에 도착한 것이다.
일행들은 부산하게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체조로 몸을 풀고는 힘찬 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화창하고 봄바람은 싱그럽다.
오늘 산행계획은 남양동저수지에서 천왕봉으로 올라 -도암재 - 새섬바위 - 민재봉 - 기차바위 - 와룡재 - 와룡마을로 내려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코스는 상사바위 세섬바위를 거쳐 민제봉까지 능선종주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이다. 중턱에는 용주사가 정갈하게 자리 잡고 있다.
건너 편으로 가운데 봉우리가 와룡산 정상(새섬봉)이다.
와룡마을을 빙 둘러싼 와룡산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천왕봉(상사바위)정상
천왕봉
도암재는 널찍한 잔디밭을 이루고 있다. 죽림동(3km), 와룡골(1.4km), 새섬바위(1km), 상사바위(0.5km), 수정굴(2.5km) 등 다섯 가닥 산길로 나뉘는 지점이다. 도암재에서 새섬바위까지는 1km 거리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능선길이다.
지나온 천왕봉을 도암재에서 뒤돌아보았다. 마치 북한산 인수봉처럼 웅장하다.
천왕봉은 상사바위로도 불린다. 부모의 반대에 절망한 젊은 남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애틋한 사랑얘기 전해진다.
우리가 넘어 온 산줄기
옛날 천지개벽이 일어나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유독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을 정도의 터만 남았고, 그 곳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죽음을 면했다고 해서 새섬바위다.
민재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새섬봉 산줄기
민재봉 높이는 800m에서 1m가 부족하다. 종전까지는 이 봉우리가 최고봉의 역할을 했으나, 최근 정밀측량 결과 그 최고봉이 새섬봉(801m)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하늘 민(旻) 옥황상제 제(帝)자의 旻帝가 아니라 하늘고개 민재(旻岾)였다.
온 산이 산철쭉으로 덮여있다. 다음 온다면 반드시 5월 초 철쭉이 필 때 와야하겠다.
15:30에 하산지점에 대기 위하여 기차바위로 가기 전 지름길 청룡사길로 내려섰다. 보통 너덜길이 아니다.
청룡사 앞마당의 다정금나무. 1월 평균기온이 0°C 이상인 남쪽 섬이나 제주도에서 자라는 난대성식물이다.
청룡사 앞 마당의 등산안내도. 15:30 전에 하산 완료하였다. 4시간 반 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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