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저것·하간 것/이것저것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

산넘고 물건너 2023. 12. 30. 09:31

한국일보 2023. 12. 30(토)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카이로스

 

그리스 신화에는 시간을 관리하는 두 명의 신이 있다. 

시간을 잡아먹는 크로노스(chronos)와 시간을 기회로 만드는 카이로스 (kairos) 다.
크로노스는 태초 시간의 신으로 파괴적이며 세상의 시간을 잡아먹는 신이다. 그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힘을 가지며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
반면 카이로스는 시간을 기회로 만든다. 흘러가는 시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붙잡아 놓고 그 속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당연히 모두 카이로스를 만나기를 원하지만, 문제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카이로스는 젊고 잘생겼지만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앞쪽 머리카락은 길지만 뒤쪽 머리카락이 없다.

워낙 빠르므로 마주하기도 어렵고, 설령 마주한다고 해도 빨리 잡지 않으면 뒤쪽 머리카락이 없어 잡을 수가 없다. 카이로스는 또 왼손에는 저울을,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다. 

기회의 시간이 왔다면 저울처럼 정확하게 판단하고, 칼 같은 빠른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