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왜 추수감사절에 칠면조를 먹나
[조선일보, 2018. 11. 24]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11월 넷째 목요일)에 가족이 모여 오븐에 구운 칠면조 고기를 먹는 것이 전통이다. 이날 하루 소비되는 칠면조가 450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 인구가 3억2000만명이니, 7명에 한 마리꼴로 먹어치우는 것이다.
왜 칠면조일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공표할 즈음, 미국 전역에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칠면조가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엔 칠면조가 최소 1000만 마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칠면조는 농사에 필요한 소나 매일 계란을 공급하는 닭과 달리 순수하게 식용으로 기르는 가축이었다. 마지막으로 칠면조는 대가족도 나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기가 푸짐해서 명절용 음식으로 적합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용으로 구입한 칠면조는 평균 16파운드(약 7.3kg)짜리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닭의 7배 정도 크기다. 더구나 칠면조는 겨울 준비를 위해 먹이를 잔뜩 먹어 살이 오른 가을에 가장 맛이 좋아 추수감사절 요리로 적당했다.
칠면조(七面鳥)는 피부색이 다양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영어로는 그와는 전혀 무관한 '터키(turkey)'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오해에서 비롯됐다.
북미산 칠면조는 16세기 유럽에 반입됐는데, 당시 유럽에는 이미 아프리카산 '뿔닭'이 수입되고 있었다. 아프리카 뿔닭은 오스만튀르크 제국을 거쳐 들어오면서 주로 터키 상인들이 교역을 담당했다. 유럽인들은 터키 상인들이 교역했던 품목을 '터키 밀' '터키 옥수수'라 불렀는데, 북미산 칠면조를 터키 상인들이 들여온 뿔닭의 한 종류로 잘못 알고 '터키 가금류(turkey fowl)'라고 불렀다. 이후 '터키'로 줄여서 굳어졌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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