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저것·하간 것/이것저것

봄의 시작

산넘고 물건너 2014. 3. 18. 06:23

 [기상학적 봄은 언제부터인가]

꽃 피고 따뜻하니 봄인가… 기상청 "공식 봄은 아직…" 

[조선일보  2014. 3. 18]

 

9일간 평균 기온값이 5도 이상 올라야 '공식 봄'으로 인정

봄의 시작일, 100년새 17일 빨라져…  

 

봄기운이 완연하다. 통상 1년 열두 달을 4등분하면 봄은 3~5월에 해당하고, 봄이 시작한다는 입춘(立春)도 지났으니 봄이 온 것일까.

17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6.9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9.4도까지 올랐으니 당연히 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상학적으로 따지면 아직 봄이 공식적으로 찾아온 것은 아니다.

 

◇복잡한 봄 계산식

 

봄의 시작을 따지는 기준은 여럿 있다. 우선 통상 1년 열두 달을 4등분해 나누는 '계절 기준'은 3월 1일부터를 봄으로 친다. 농사철을 위주로 한 절기적으로는 입춘부터가 봄이다. 태양의 위치로 분류한 '천문학적 기준'으로 봄의 시작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부터이다.

러나 '기상학적 기준'으로 봄의 시작은 '9일간의 일평균 기온이 영상 5도 이상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로 정의한다. 2001~2010년 사이 서울의 봄은 3월 12일에 시작됐다.

 

2011부터 10년치 일평균 기온 평균값(2011 ~2020년)은 2020년 이후에야 나오기 때문에 올해를 포함한

2010년대에 봄 시작일이 언제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단순히 올해만 놓고 9일간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랐는지 따져보면 아직 봄이 시작되지 못했다. 지난 16일까지 9일간(8~16일) 일평균 기온은 4.8도로, 5도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짧아지면서 우리나라의 봄은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1911~1920년 서울의 봄은 3월 29일에야 시작됐는데, 2001~2010년에는 3월 12일로 앞당겨졌다.

100년도 지나지 않아 17일 정도 봄이 빨라진 셈이다.

 

   

 

◇일찍 잠에서 깬 개구리는 동사

 

봄소식을 알리는 개구리도 기후변화 탓에 곤욕을 치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의 상관관계를 알기 위해 지리산에서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시기를 해마다 관찰하는데, 점차 알 낳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2010년엔 2월 22일, 2011년과 2012년엔 2월 23일부터 산란을 시작했는데, 작년엔 2월 4일, 올해는 2월 1일에 산란을 시작했다.

'북방산개구리'는 기온이 따뜻해지면 알을 낳기 때문에 환경부가 지정한 '기후변화 민감 지표종'이다.

 

문제는 너무 일찍 알을 낳다 보니, 큰 기온 변화로 온도가 뚝 떨어지면 개구리와 알이 얼어 죽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등산국립공원에서는 올 2월 초까지 따뜻해 북방산개구리가 알을 일찍 낳았는데, 2월 3~6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알이 꽁꽁 얼어버렸다. 이렇게 산란일이 빨라지면 개구리 개체 수가 감소하고, 이를 먹는 파충류·맹금류 등까지 연쇄적인 생태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공단 설명이다.

  (김성모 기자 김정환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